한국어에는 중국인을 떼놈이라고 하는 표현이 있죠. 좋은 일에는 절대 쓰이지 않고 좋지 않은 용도로 많이 사용됩니다. 그 중 중국인의 상술에 피해를 입었을 때 떼놈..떼놈..떼놈...을 연발하게 되지요. 우리는 중국인의 상술에 피해를 입고 통곡하는데 중국인들은 오히려 한국사람은 도저히 못당하겠다고 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들의 예를 인용하자면 한국의 DMZ 관광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한국의 어두운 면인 분단의 현실까지도 관광상품화했다는 이유입니다. 그 밖에도 중국상인들은 한국인 손님들이 너무너무 흥정에 능해 도저히 못당한다고 엄살(?)을 부립니다. 이쯤되면 상술이 뛰어난 중국인에게까지 인증받은 한국인의 상술이 세계 최고로 등극하는 것인가요?

 저런 이야기를 듣고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중국관광지에 비해 상업적 인프라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한국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더 많은 관광수입을 올리기에 고뇌하는 현대한국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아직 부족하고 더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모습조차 중국인들에게 뼈 속까지 상인의 기질이 박힌 한국인의 이미지가 각인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중국인의 생각들은 특정민족의 기질의 차이보다는사회발전정도와 나라별 인식차에서 생긴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한국을 알리어 국가브랜드도 제고하고 관광수입을 올리기 시작한 한국.그에 비하면 중국은 이제 걸음마 수준입니다. 천혜의 자원을 갖고 있는 중국이지만 그것을 상업화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관광산업의 주 소득원은 입장료나 기념품 판매등 1차적 수입들이 위주일 것입니다[각주:1]. 한국 관광지의 세세한 아이디어와 그 뒤에 숨겨진 $$의 유혹을 경험한 중국인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인의 장사 기질에 감탄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전 세계에 한국 관광지보다도 치밀하게 상업적 마인드가 접목된 수 많은 관광지도 생각해야죠.  그걸 감안하면 상업적 기질분야에서 중국인 <<<한국인<<<<<<<<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를 갖은 나라국민..이렇게 되나요?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그것은 기질보다는 관광산업 혹은 사회의 발전단계에 따라 생기는 차이일 뿐입니다. 현재의 모습이 국민의 기질을 반영하거나 영원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 결국 중국도 한국의 뒤를 밟거나 넘어서게 될 것이라는것. 중국인도 감탄하는 우리의 상술이지만, 1위에 대한 감탄보다는 선구자에 대한 감탄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물건의 가격 뒤에 숨어진 상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중 양국 모두 정찰제보다는 에누리가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바로 이 에누리에 각 나라의 문화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다음부터는 제가 한국인이다보니 아무래도 친한국적으로 글이 전개되는 점 고려해주십시오.

 한국인의 에누리는 인간의 온기, 精이 담겨 있습니다. 소비자는 10원 다 주고 사도 쫄쫄 굶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깍습니다.왠지 깍아야 될 것 같고, 싸게사면 기분도 좋고 돈도 절약하고 좋습니다. 판매자도 10원주고 팔아야 되지만 굶어죽는 것은 아니니 깍아줘도 탈은 없습니다. 조금 깎아주고 당장의 손해는 보아도 친분이 생기면서 장기적인 고정손님이 늘어나니 괜찮습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에누리의 범위가 더 넓어집니다. 처음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느정도가 적정가격인지 가늠해볼 수 없습니다. 물건을 살 때는 꼭 여러곳에서 비교해보고 사라는 말도 있습니다.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우선시하기에 적정가의 몇 배의 수익을 얻으면 오히려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일입니다. 사는 사람도 이런 정황을 알고 있으니 처음 제시한 가격을 사정없이 난도질하죠.

 한국의 경우 서로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며 흥정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이익을 우선시하다보니 적정가격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본전에 몇 배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입니다. 소비자도 이런점을 알고 있는 이상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국인의 상업적 기질이 훨씬 더 뛰어나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위의 예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많은 분야에서 한국인의 상술도 중국인에 뒤지지는 않죠. 그러니 에누리에 다른 외국인보다 익숙한 우리는 중국에서 밑도 끝도 없이 깍아내립니다. 하지만...그래도 왠지 속고 산 것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인의 상업적 기질이 더 뛰어난 게 아닐까요? 결국 한국인도 못당하는 중국인이니

 사실 한국인 말고 미국/일본/프랑스/영국인들도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닐까요? 다만 그들은 정찰제에 익숙해 에누리가 거의 없을 뿐. 3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금전적 이득을 마다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특정 민족이나 국민의 상업적 기질에 대해 누가 앞서고 뒤쳤졌는지 혹은 누가 좋고 나쁜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부적절해보입니다.  다같이 돈에 대한 욕망에 흠뻑 취해있으니 도토리키재기겠죠. 위에서 예로 들었던 사례처럼 문화적/사회적 차이를 상업적 기질과 결부시켜 해석하다보면 오해가 쉽게 생길듯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런데 다른나라사람은 그렇지 않으니...상술이 뛰어나다...라는 이상한 논리로 빠지면서요. 환경과 문화적 차이를 곧바로 특정민족/국민의 자질과 연계지어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중국인의 상술은 무섭습니다 .^^무서운건 무서운 거니깐요 ^^
 
 쓰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책이 기억나네요 약 100여년전 중국을 다녀가 서양인이 쓴 견문록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우리가 갔던 곳, 그 중에서도 우리가 은연중에 쳐다보고, 손짓했던 곳은 그 다음날이면 항상 큰 구덩이가 생겼다. 중국인들은 우리가 보고 가리킨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곳에는 틀림없이 금이 있을거라고 의심했다."
  1. 이것은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cdh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