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오늘까지도 그 결과에 대한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정부의 발표를 믿고 있다. 끝없는 의혹론 제기에 심지어 정부 자작극설까지 떠도는 것을 보고, 또 외국인 친구가 그런 의혹들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사실을 알고는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으로서 심기가 상당히 불편하였다. 특히 사회 구성원간의 불신과 내분의 일부로 비추어 지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정부의 발표를 믿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지만 정부의 태도가 맘에 드는 것은 아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조사결과 보고서의 의혹에 대해서 특히 어뢰에 대한 폭발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불만인듯 하지만 나는 북한이 저지른 사건을 점차 희석시키려는 정부의 태도에 불만이 있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천안함사건은 군사적으로 대치한 우리의 적 북한이 우리의 해군 함정을 격침시키고, 수십명의 희생을 초래한 정말 상상도 하기 힘든 엄청난 사건이다.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사건이었다.

 헌데 정부는 사건 발생이후부터 국민들에게 천안함사건에 대해 조금씩 공개하면서 혹은 시간을 끌면서 사건의 충격을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문이 든다.

 정전 중 적의 무력도발로 의심되지만 확전은 되지 않았고, 그 대신 더욱 강력하고 엄중한 대응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는 신속하고 엄중한 대응보다는 다른 것에 더욱 주안점을 두었던 것 같다. 사건 초기 북한에 몰린 화살을 어느정도 무마시키면서 국민이 냉정을 찾게한 것[각주:1]은 북한이 아닌 오히려 정부이다. 이후 과학적인 진상규명에 시간이 필요한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의 조사결과발표까지 상당히 시일이 걸렸고, 조사결과발표와 향후 대응책을 접한 국민적 정서는 다시 끓어올랐겠지만... 그것은 이미 시일이 상당히 흐른 뒤여서 사건발생초기 발표하는 것과는 같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현재진행형인 정부의 대응역시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천안함 사건은 엄청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그 파급효과는 점차 미미해지고 있다. 정부는 결국 까탈스러운 천안함사건이 이렇게 되는 것을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건의 파장이 큰 만큼 국민들의 반응도 충분히 고려해야 했고...그래서인지 정부의 대응은 실효성이 매우 부족하고 흐지부지해 보였다.

 사실 북한은 천안함을 통해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된 대상이 아니다. 한국전쟁 후 지금까지 이념,군사적으로  줄곧 대치하고 있었다.또 모두다 알다시피 우리를 향해 크고 작은 도발과 위협을 자행했다. 미루나무 도끼만행, 미얀마 테러, KAL기 태러 등등...최근에는 금강산에 관광을 간 중년여성에게 총격을 가했고, 서해교전을 자행하는 등 그 도발행위를 멈추지 않고 그 수위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이런 도발행위에 대해 우리가 취한 대응이 내 기억속에는 없다. 그래서 천안함사건 이후의 국내상황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서해교전이 일어났을 때만해도 우리측 초계함이 북한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였다면, 그것은 전쟁이 발발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허나 오늘날 사람들은 천안함 사건에 너무 익숙해져있는 듯 하다. 수십년전의 북한의 도발이 역사적인 북한의 만행으로 기억되는 것과 같이[각주:2]....

 정부는 신속하고 엄중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면 차후의 대책은 더욱 엄중히 취했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그러지 못했고, 천안함은 점차 국민들에게 익숙해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가고 있다.

 군사독재시절에도,DJ,YS,노무현 정부때도...그리고 이명박정부때도...정권의 이념은 극과 극인데 북한에 대한 수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의 의지외에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고....그러면 현실앞에서 국민들에게 "충격완화요법"을 쓸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더욱더 안타까워진다.
 
 이번사건은 치명적인 안보상의 실패임에 분명하다.

 허나 현재 대한민국에는 "천안함피격사건"에 관해서는 끊임없이 나오는 음모설, 의혹설과 뜨뜨미지근한 정부의 대응밖에 없다.논외의 이야기지만 조사결과 발표때 내외신 기자의 질문요지가 상이했던 것이 인상깊었다. 우리는 천안함 사건을 좀 더 큰 시각에서 접근했으면 한다.

 정부도 천안함사건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희망해본다.

 우리 해군의 초계함이 공격받아 침몰했고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다.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면 외교적 분쟁의 소지가 되겠지만, 특수한 임무를 맡은 군인이 임무수행 중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함정이 격침당했다. 함정의 규모는 결코 소규모가 아니었다.

 나는 미선이와 효순이를 기억한다. 미군의 과실이건 어쨌건 우리 국민은 그들과의 너무나 안타까운 작별에 분노했다.

 수십명의 효순이와 같은 우리 국민이...
 국토방위임무수행중이던 우리 해군장병들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와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군에 의해서가 아니라, 항상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우리의 핵심적인 적  북한에 의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실은 공식대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


 
  1. 한 예로 사건발생초기 북한이 범인으로 의심받았을때 우리측 함정이 주포사격을 한것이 밝혀졌을 때 정부는 새때를 향해 쏘았다고 했었다. [본문으로]
  2. 한국사람은 냄비처럼 빨리 끓고 빨리 식는다고 한다. 헌데 어디 한국사람 뿐만이랴...사람이 다 그렇지. 처음에는 감정적이다가... 계속 듣다보면 무뎌지고...그러다 잊혀지고....사라지고.... [본문으로]
Posted by cdh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