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떠나있는 4년동안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자주 들었습니다. 특히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지인들이 중국 물가가 폭등하고 환율도 덩달아 올라서 못살겠다고 고충을 털어놓았죠..그러면서 예전에 제가 가던 고깃집의 메뉴가 얼마나 올랐다고 얘기해주는데 그 얘기를 들으면 저도 공감이 되면 진짜 많이 올랐구나 생각하고는 했었습니다..

 지인들의 성토말고도 언론을 통해 들어본 중국의 물가 상승은 분명 간과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생활필수품등 인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품목들의 상승률이 두드러졌습니다. 채소나 육류, 식용유(중국요리의 기본은 튀기고 볶기...식용유는 필수품)등의 값이 끝이 보이지 않게 계속 올랐다고 하더군요.

 다들 그렇게 올랐다고 하니깐 단디 각오를 하고 중국으로 출발했죠 ^^

 그런데 단디 각오를 해서 그런지 막상 현지에 도착해보니 오르기는 올랐는데 제가 상상했던 만큼은 아니더군요. 하지만 이건 몇 원 올랐구나...해도 막상 퍼센테이지로 따져보면 40%가까이 오른 것이니 많이 오르긴 한것이죠^^거기에 환율이 제가 있을때는 1원당 130원이었는데 지금은 170원으로 올랐으니...중국인들의 체감물가보다 유학생의 체감물가는 더욱 더욱 심각하게 올랐다고 봐야죠.

 중국에서 많이 오른 것은 앞서 이야기한 생필품 외에도 인건비와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우선 부동산 가격에 대해 살펴보죠. 최근 주요도시의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두드러졌고 이번에 만났던 중국 친구들도 집 값이 너무 비싸다면서 한국을 물어보더라고요. 그러면서 단도진입적으로 한 평의 땅을 사려면 니가 얼마나 일해야되냐고 물어서 멈칫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본적이 없어서요. 서울의 경우 평당 1500만원 정도하나요? 강남은 더 비싸겠죠 . 그럼 평균적으로 대략 2000만원이라고 했을때 거의 일년연봉에 육박하네요. (사실 중국평수와 한국평수의 계산방식은 조금 차이가 있고, 최근 우리나라도 표준방식을 혼용하기 시작했죠).  
 이렇게 계산해보니 한국의 집값이 실감이 되더군요 하지만 맘 속 한편으로 예전에는 학문이나 사회문제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던 친구들과의 화젯거리가 이제 취업난, 집값걱정 등으로 변했다는 사실이 씁쓸하더군요. 물가상승 물론 부동산 상승이 끝이 아니죠


 집값 말고도 많이 오른것이 인건비입니다. 제가 있을 때는 미용실에서 시다를 하면 월급 못받고 기술배우면서 숙식만 제공받는 경우도 있었고 종업원하면서 월급을 받으면 600~1000원정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식당종업원도 최저 기본 1300원을 받고 보너스는 별도입니다. 또 계산원의 월급이 1500원입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몇백원 오른것이지만 퍼센테이지로 따지면 거의 2배가까이 뛰었습니다. 이것은 광고이니 실제는 이렇게 못받지 않을거야...라고 생각도 잠시 해봤지만


  고급까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수준이 있는 곳에서는 식당종업원의 첫 월급이 2500위안이고 종업원 평균 월급이 3000위안 안팍입니다. 제가 있을때를 다시한번 떠올려보면 당시 대졸의 초봉이 2000~2500위안정도라고 들었습니다.불과 4년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렇게 인건비와 부동산가격의 상승은 다른 상품의 물가상승과 직결됩니다. 하물며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월세내고 월급주고 조금은 남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거기다 식재료가격까지 올랐으니....
 
중국 물가 상승에 관한 내 단상에서 언급했었지만 이런 중국의 물가상승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요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가에 의해 억눌려있던 부분들이 원래의 가치를 대우받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혁개방과정에서 농촌이 도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했고, 결과적으로 도시에 비해 뒤쳐졌던 것들을 최근 들어서 원상복구하고 있는 것이죠. 그 속에서 교통요금등 공공요금은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결국 물가상승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생각을 만드는 부분입니다.

 이런 정부주도의 물가상승에서 제가 관심이 있는 것은 물가를 억눌렀던 것도 국가이고, 이제와서야 물가를 원상태로 회복시키기위해 강제로 재분배하고 있는 것도 국가라는 점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민들의 의식은 관심을 가져볼 만 합니다. 그 때 당시의 여론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재의 경우는 미묘하고 복잡합니다. 우선 요즘 중국인들 현재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에만 관심을 둡니다. 이 물가상승이 평균에서 끝없이 올라가는게 아니라 예전의 가격이 너무 낮았던 것을 아는 사람도 있지만, 아는 것은 그냥 아는 것 일뿐입니다. 이해하지는 못하더군요. 당연히 자신이 피부로 직접느끼는 짜증들에 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국가가 곱게 보이진 않겠죠. 중국정부의 의도는 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물가를 조장하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은 불만 투성입니다.
 또 시대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중국정부가 정보통제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개혁개방초기 정부에 억눌렸던 농민들과 지금의 서민들의 정보량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게 납니다. 때문에 중국정부는 물가에 더욱 예민해질 수 밖에 없고, 더욱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국 아주머니들이 물가하면 툭 내뱉는 채소와 고기가격...저도 많이 놀랐던 것이 마트에서 본 북경의 물가는 이미 한국에 매우 근접했다는 것입니다. 채소와 고기, 그리고 과일등에 한해서는요.. 예전에는 과일이 무척 쌌죠.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올라서 결코 싸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또 고기값도 많이 올랐습니다. 유학생의 피로를 풀어주는 자양강장제. 돼지고기 값이 너무나도 많이 올라버렸더군요.

4년만에 찾은 북경의 물가는 대부분 올랐습니다. 작은 것은 몇원 올라서 이건 그나마 그대로네...라고 잠깐 착각을 하지만 원래 몇원 안하던 것이 몇원 오른거는 엄청 오른겁니다. (주:몇원이란 10위안미만) 정확히 계산은 해보지 않았지만 대부분 적어도 30%정도는 오른 것 같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폭 상승한 품목들은 2배를 넘기기도 하고요.

 2002년 2월 17일

 제가 중국에 처음 도착했던 날입니다. 아직도 그 때 제 눈에 들어왔던 북경을 기억합니다.

 그 때 아주 싸게 맛보았던 과일들은 더이상 싸지 않고, 낮은 건물이나 황량했던 곳은 빌딩이나 아파트가 들어섰고...출퇴근길 빨간 샤리택시가 도로를 뒤덮고, 한산할때는 노쇠나 말이 끌던 마차가 도로를 지나던 풍경은 이제 시내 곳곳에서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혼잡한 곳이 되었습니다.
 9년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그동안 한국은 얼마나 변했나요?

추신 : 사람들도 변했는지 툭 치고 지나가던 사람이 저에게 뚜이부치라고 하더군요. 예전에는 그냥 지나가거나...눈싸움하면서 시비걸거나...교양있는 자들은 不好意思라고 했었는데
Posted by cdh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