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텔레마케팅 전화가 왔다. 각양각색의 전화들..그러다 언제부턴가 사람이 아닌 기계에 의한 전화가 울리면서 텔레마케팅도 진화를 하는가보다...생각했다. 헌데 그 진화의 방향이 좀 삐뚤어져 있다.

 원치않는 전화를 매일 받아야 하고 내 신상정보가 유출된 것이 불쾌하여 수신거부 요청을 했다. 그런데 그 날 오후 또 전화가 왔다. 그래서 다시 정중하게 수신거부 요청을 하려던 찰나에 "네~"하면서 끊어버리는 직원!. 순간 화가 치솟아올랐다. 본사에 전화를 하니 수신거부자 명단에 등록하겠지만 시정되기 위해서는 1주일 정도 지나야 하고, 일부 규모가 작은 영업점까지는 반영이 안될 수도 있으니, 그런 곳에서 전화가 오면 전화번호를 메모했다가 다시 알려달라고 한다. 우리집 발신자번호 안뜨는데요?라고 하니 번거로우시겠지만 번호를 알려줘야 한단다. 그 때는 그냥 끊었다.

 전화는 계속왔다. 아니 보란듯이 오히려 더 자주 왔다.아침저녁 가리지 않고 하루에 서너번씩 온다. 그래도 참았다. 1주일정도 지나면 나아지겠지. 헌데 보름이 지나도 변함이 없어 소비자 보호원과 통신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고, 회사 담당직원분의 전화를 받았지만 역시 뾰족한 수는 없었다. 그나마 또 TM전화를 받게 되면 해당 영업점에게 조치를 취하겠다는 좀 더 강경한 입장을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는 TM전화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난 결심했다.

 평생동안 기본료를 몇 배 더 내더라도 절대 그 회사의 집전화는 설치하지 않겠다고....우리나라에 집전화를 제공하는 통신사가 많지도 않은데....기본료 아끼려고 통신사 바꿀 때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다 TM전화 덕이다. 돈주고 TM하는 회사는 효과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다른 두 개의 경쟁사는 비용도 들이지 않고 안하면서 원님덕에 나팔부는 격 아닐까?
 

 사실 회사의 입장. 영업점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TM을 하는 사람한테 진상부리는 일도 많으니 기계를 거쳐서 하는 것도...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소비자 아닌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출된 내 정보에 기분 상하고, 원치않는 전화에 불쾌하고, 숙련되게 말을 자르고 전화끊는 TM직원의 태도에 혈압이 오르는 소비자.

 회사의 판촉활동 과정에서 영업점이 필요악이라면 관리를 더 엄격하게 해야했다.영업점의 규모가 방대하고 다양하다는 점은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것때문에 불편을 느낀 피해자에게는 그저 변명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본사는 자사의 상품의 판매만큼 질과 브랜드이미지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소비자에게 그런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다.
 위의 사례에서도 보다 강력한 의지로 모든 영업점들을 관리할 수 있는 통신사가 되었어야 한다. 그런 굳건한 시스템 하에 수시로 수신거부자 명단을 최신화하면 내가 겪은 일련의 일들 예방할 수도 있었다.

 난 아직도 화가 많이 난다. 하루에 시도때도 없이 전화가 울리고 막상 받고 나면 TM이고. 거기다가 1번 누르고, 상담원 연결 후 "네, 사실 신청하려는게 아니라..."라는 말을 하고 있는 도중에 "네~"라며 숙달된 솜씨로 전화를 끊는 직원. 화가 부글부글....난다. 그녀의 그 숙련된 솜씨를 보면 나같은 사람도 많고, 그 중에서 나처럼 그녀에게 전화한 사람도 많은것 같다....그럼 그 분들도 나처럼 절대 그 회사 집전화 설치안하겠다고 굳은 결심을 굳혔을라나? 돈주고 브랜드이미지 실추시키면서 남 좋은 일만 하는 거네... LG는 좋겠다. ^^ 

 지금도 TM은 계속되고 있고 고객이동도 계속진행되고 있으리라~!!
 혹시 저처럼 마음 굳히신분 있으면 손~??

OllEh KT

사랑해요 LG!!

Posted by cdh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