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문화관광부의 기사를 보고, 밀려오는 중국 관광객...우리는?이라는 포스팅으로 우리의 대책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밝혔었습니다. 오늘은 정부의 대책과는 별도로 제가 생각하는 지속적인 중국관광객 유치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려고 합니다.



1. 중국관광객을 세분화하자.
 
 현재 중국인관광객 중 상당수는 단체관람객이다. 내가 중국에 있을 때 한국관광을 한 중국인들의 소감을 듣다보면, 나는 무언가 한국에 대한 좋은 평을 듣고 싶었고, 그들도 나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했다.하지만 중국인들은 내게 딱히 말할 것이 없었다. 한국은 경제가 발전했다(?)는 말은 여러차례 들었다. 하지만 이는 여행을 다녀온 소감이라기에는 부족하다.한국을 다녀온 사람에게 한국이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한국여행이 값진 추억이 되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다.
 
 그런 나는 한국관광의 목적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중국관광객을 세분화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세분화하는 것은 연령대별로 나누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선 연령대에 따라 선호하는 취향이 비슷하고, 그 다음으로는 신체적인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나이가 젊으면 활동폭이 넓고, 좀더 빠르고 속도감있는 여행을 할 수 있지만,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에게도 똑같이하기에는 제한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인의 연령별로 한국관광의 목적과 코스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번째로 중국 젊은이들이 선호할 만한 자유여행 코스를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앞으로 중국인들의 여행추세를 감안해보면 더욱더 절실하다. 과거 우리나라도 경제가 점차발전하면서 젊은 층의 배낭여행이 활기를 띄었다.  머지 않아 중국도 이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중국 젊은이들에게 한국에 어떤 곳들이 배낭여행의 목적지로서 좋은 대상인지가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 중국인들에게 서울과 제주도에 한정있는 한국여행의 목적지는 확대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이는 2번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겠다)

 둘째로 20~30대 여성들의 미용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증가되고 있으므로 쇼핑과 미용(성형/화장강좌포함)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쇼핑의 경우 정부의 정책에 따라 좀 더 개방적으로 변화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지금도 상당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 쇼핑에서 화장품이 주요품목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이에 대한 반증이다. 다만 앞으로 화장품외에도 다른 쇼핑 품목들이 발굴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장년층의 경우에는 중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제주도 같은 관광지를 주요 목적지로 하면서 그들의 관광목적에 쇼핑이나 의료관광을 결합하는 것을 추천한다.의료의 질이 상대적으로 뒤쳐진 중국인들에게 우리의 선진화된 의료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은 한국인지도 상승 및 관광객유치를 불러오는 일거양득의 방법이다.

 외국인들에 대한 미용이나 의료관광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도 시행중으로 새로 기반을 조성하지 않아도 되므로 중국인들의 미용/건강 관광을 확대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2. 그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 지를 생각하자.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을 어떻게 세분화하고 그들에게 알맞는 관광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위에서 간략하게 설명을 하였다. 중국관광객을 소그룹화하면 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지는 한결 수월하다.

 지금까지 "한국을 찾는 목적이 있는지 또는 한국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를 물으면 한국여행의 목적이나 상징물에 대한 답은 없었다.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등지로 가기에는 비싸고 국내여행은 흔하고 해서 싼 가격에 짧은시간동안 해외구경을 하고 올 수 있는 그런 나라이다. 또한 한국여행을 다녀와도 크게 인상에 남은 것이 없었던 그런 여행으로 남았다[각주:1].그나마 잘 알려진 제주도의 경우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와 여행 중 겪은 불편으로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간혹 막상 가보니 별거 없더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서울관광 역시 혹평을 피하기는 어렵다. 중국인들은 관심이 없는 월드컵경기장등을 관광지로 삼거나, 경복궁 등은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관광지가 아니었다. 관심이 없는 곳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은 불평만 가득차게 했고, 경복궁보다 훨씬 화려하고 웅장한 자금성을 봐 온 중국인들에게 경복궁을 보여주는 것은 부적절했다. 그렇다면 이제 중국인들이 관심갖을 만한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그들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중국인들이 가고 싶어하는 혹은 갈만한 곳이 없을까? 위에서 잠시 예로 들었지만 서양인에게 우리의 문화유적지는 좋은 관광지일 수도 있으나, 동일한 유교문화권에서 상부상조한 한중일 삼국의 문화유적지에서 다른 점도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 더욱이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유적지는 큰 관심을 일으키기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정말 정말 중국인들이 관심을 갖을 만한 혹은 가고싶어할 만한 곳이 없는 것일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인들을 특정한 관광지로 인솔했다면, 그곳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월드컵경기장은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중국인들이 가보고 싶은 곳인지는 의문이다. 경복궁 역시 중국인을 그곳으로 인솔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중국인을 인솔하여 그곳에 갔으면 관광의 목적이 문화유적 소개에 그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경복궁을 소개하려면 그들이 관심을 갖을 만한 것을 찾아 관광의 목적으로 만들어야한다. 예를 들면 경복궁의 역사 중 중국이 관련된 사실을 해당장소나 유적과 연관시켜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또한 전문적인 견해를 첨부하여 중국의 자금성과는 차별화되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켜야 한다. 내가 본 문화유적지에 비치된 중국어 안내책자는 말그대로 역사적의미의 안내책자이었을 뿐이다. 가이드분이 따로 설명을 해주시는 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이것으로 중국인들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까? 이는 경복궁 말고도 다른 역사유적에서도 동일하다.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면 이런식으로해도 중국인들은 크게 관심을 갖을 것 같지 않다. 유적지나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인이 아니라면...

 그러면 이제 눈을 돌려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중국인들이 관심을 갖을 만한 우리가 관광지들을 찾아보자. 우선 수도권에 있는 DMZ와 같은 안보 관광지이다. 경기북부지역에 산재해 있는 전망대, 판문점,땅굴 등을 연계하여 이미 관광상품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의 치부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그런 생각을 접어두었을 때 우리만의 경쟁력있는 관광상품임에 틀림없다. 

 경기도 남부지방에 에버랜드도 좋은 관광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장년층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젊은이들에게는 만화 속에 나올 법한 그곳의 건물들과 각종 놀이시설, 사파리등은 좋은 관광지가 될 것이다.

 또 경기도 안성지방에 남사당패와 같은 무형문화재들을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안성지역에 남사당패를 보기 위해 이동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으므로 서울에 공연장을 만들어 우리민족의 전통인 남사당놀이와 현대의 타악을 극화한 난타를 결합시켜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이제 좀 더 멀리 나아가 지방으로 가보자. 지방관광의 경우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여 작은 패키지 혹은 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찾아갈 수 있도록(적어도 주요 관광지까지는...)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했을때 그들이 관심갖을 만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동해안의 해안절경과 강원랜드 혹은 설악산과 사찰. 대부분의 중국인은 내륙에서 생활하였고, 바다를 접할 기회가 많지가 않다. 때문에 그들에게 푸른 동해바다를 연계한 관광지개발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겨울철 스키장과 결합한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름철에는 바다의 해수욕 자체가 관광지로써 가치를 지닐 뿐만 아니라 인근에 있는 강원랜드를 활용한 관광상품개발이 적절할 것이다. 설악산/사찰의 경우 이런 류의 관광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될 것이다.다만, 최근 서양인들에게 템플스테이가 널리 알려지고 있는것처럼 중국인들에게도 템플스테이를 관광상품화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들의 신앙과 연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국인들은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무속신앙을 미신으로 치부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종교가 없기때문에 그런 미신들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인다.중국 각지에 산재해있는 불교/도교 사원들에는 무언가를 기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런 점을 착안했으면 좋겠다. 또한 한국의 불교는 현재 중국에 있는 불교와는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되고 경쟁력이 있다.

 이 밖에도 남해에 우리나라사람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나 서해의 갯벌, 섬들이 중국 젊은이들에게 자유여행의 목적지로 되는날이 오길 바란다. 또 최근 보령의 머드축제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면 이를 중국인들에게 알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3. 염가의 서비스보다는 정가의 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이자.

 패키지 한국관광의 경우 박리다매식 판매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관광 인프라가 구축되고 다양성이 확보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전에는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이나 심지어는 정부차원에서의 조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싸고 좋은 관광상품이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단순히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것보다 적절한 가격으로 만족도 높은 관광상품을 판매하였으면 좋겠다. 여행사들에게는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자유여행의 특성과 패키지의 편안함을 결합시켜 소규모단위의 관광상품개발을 추천한다. 여행사와 가이드가 관광지를 추천하고, 일정을 짜는데 조언을 하지만 실제로 갈 목적지와 체류시간은 여행자들이 스스로 정하는 여행상품은 어떨까?
 

 4.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자.
 
 윗 글에서 중국인들이 보고싶어하는 것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는데,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 우선 우리나라의 모습과 문화를 알리는데 소극적인 것은 결코 안된다. 많은 관광객들을 우리나라로 오게하여 그들이 몸소 체험하며 우리나라를  알게 하는 것이야말로 관광객 유치의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알지 못했던 것을 우리가 능동적으로 알려야 한국에 대한 인상을 가장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한국관광상품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우리 만의 차별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쇼핑은 다른나라에서도 할수 있고, 전세계 비슷한 관광지는 산재해있다. 그 중에서 한국을 찾게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보고 싶어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보여준 것에 달려있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우리만의 것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것을 강조하고 어떻게 보여주느냐는 결국 한국의 이미지와 연계가 된다. 한반도라고 하면 남북분단보다 더 강렬한 관광지로서의 상징성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할 문제는 인프라 구축도 있다.
 정부의 중국관광객 유치대책처럼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의 인프라 확보 및 국민들의 인식제고가 필요하다. 다만 정부의 숙박/편의시설 확충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특화되는 것은 피하였으면 좋겠다. 예전 포스팅에서 적었던 중국전문식당은 다시 고려해봤으면 좋겠다. 인프라 구축은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한국을 찾을 외국인을 대상으로 되어야 한다. 외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한국이 관광하기에 편리한 곳이어서가 아니라 한국에 볼 것이 있고 관심이 있어서이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제공해야 될 것은 좀 더 편리한 여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볼거리가 많은 추억이 담긴 여행을 위한 것들이다.

 숙박시설이나 안내판과 같은 편의시설, 관련 전문인력은 시급히 확보되어야 할 관광인프라라고 동의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인만큼 인프라를 구축할 때 그 외의 품목들에 대해서는정말 필요한 것인지를 세세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대중교통이 확충을 건의한다. 서울의 경우 이미 완벽할 정도로 잘 구축되어 있지만 하다못해 교외로 눈을 돌리면 자가용 없이는 이동이 힘들다. 그런 점에서 최근 개통된 경춘선은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외에도 관광전용버스노선을 마련하는 것을 건의해본다. 도심을 운행하는 시티투어(현재이용객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와 같이 외곽지역의 특정구간을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노선이 생기기를 건의한다. 미래에 정말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여행자의 증가가 절실하다. 그러려면 자유여행자의 발이 되어줄 대중교통도 필요하다. 또 국내외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으니 충분히 검토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이상의 내용은 내가 보고 듣고 겪은 중국인들의 모습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또 내 주관적인 견해만 반영되어있기에 내가 미처 알지못했던 점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의견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내가 이 글을 쓴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내 의견이 중국관광객 유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중의 아주 일부만이라도 적용이 되어 중국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면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내게는 큰 영광이자 기쁨일 것이다. 내가 이렇게 장문으로 생각을 정리한 보람도 느낄 것은 물론이고....
 
  1. 어떤사람은 나에게 한국여행의 소감으로 한국에는 왜 하겐다즈가 없어?라고 물었다. 하겐다즈를 왜 못찾았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한국여행 후 느낀게 없었다는게 충격적이었다. [본문으로]
Posted by cdh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