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되어 있는 사람은 조선족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중국으로 가는 한국인이 많아지면서 한국인을 상대해본 조선족도 상당수에 달한다. 문제는 서로 폄하하고, 않좋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상대방의 악행을 핑계삼아 정당화시키기까지 한다. 또 문제의 원인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룬다.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이 그사람도 아니고, 더군다나 내가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적은 없지만 상대방의 집단은 악행을 저지른 집단이니 내가 그들에게 좀 잘못해도 별 거 아니라는 논리적 비약까지 보인다.

 한 민족이고 말이 통하는 사이여서 문제가 없을 법한 조선족과 한국인 사이에 무엇이...왜? 문제일까?

 문제는 한민족이라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런 동질감을 바탕으로 전개된 자의적 해석은 더 큰 화를 불러온다.

 한민족이니 서로 돕는다는 생각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한국인과 조선족은 같은 핏줄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유대감을 쌓기 힘들다.그래서 같은 한 민족이어서 믿고 같이 잘해보려고 했지만 충돌이 자주 생긴다. 이런 문화적/사고방식의 차이가 중국인을 상대할 때 생겼다면 그냥 넘겼겠지만, 동질감을 느낀 한민족 사이에서 발생했다면 애초의 믿음보다 더욱 큰 불신과 갈등으로 번진다.

 조선족은 한민족이 틀림없다. 하지만 다민족국가인 중국에서 생활한 조선족은 우리와는 너무다르다. 중국은 민족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듯하면서 강력한 사상통제 및 동화정책을 펼쳤다. 이 점이 바로 다른 해외교포들과 중국 조선족들과의 차이이다. 그들은 한민족의 핏줄을 지녔지만 중국에서 태어나고 한족중심의 중국문화환경에서 성장한 중국인이다. 이런 조선족에 대한 이해 없이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에 사로잡힌 한국인에게 조선족과의 문화적차이는 배신감 혹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악행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조선족에게 비춰지 한국인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민족이라는 동질감을 찾고 서로에게 접근한 근본적인 목적은 개인적인 이득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목적을 달성했을 때 혹은 실패했을 때 동질감을 버려지게 되고 서로에 대한 불신과 실망만이 남게 된다. 혹은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보다 같은 민족이니까 그들은 나에게 이런 도움을 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고 앙금만 남는다. 차라리 중국인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기대도 없었을 것이고, 관계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많은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또 많은 이들이 귀화를 원하고 제도적 도움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그들은 한민족 핏줄을 갖고 있는 조선인이다. 그들의 보금자리는 한반도가 아닌 비옥한 중국 동북지방이다. 그래서 수 년간 일한 후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돌아갈 조선족이 상당수이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한국에서 금전적인 성공을 거두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실제로 독립운동유공자는 대부분 해방후 귀국하였다. 조선족의 대부분은 생업을 위해서 청말에 건너갔거나 일제시대때 건너간 분들이지 그들 모두가 독립운동을 한 분의 자손은 아니다. 물론 잊혀지고 누락된 유공자의 후손은 합당한 대우가 필요하다. 하지만 같은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귀화요건을 낮추다가는 빰맞고 떠나는 배에 손만 흔들게 될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보다 중국을 더 마음의 안식처로 느끼고, 조선족의 상당수가 한국에서 돈을 모아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 또한 그들의 조국은 대한민국 말고도 조선인민주의공화국도 있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대한민국을 선호한다는 것을 감안하여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한국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인들도 조선족은 한민족의 핏줄을 갖고 있는 중국인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이 사실을 서로가 받아들일때 비로소 서로에 대한 불신과 앙금이 해소될 것이다.
Posted by cdh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