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입제도에 따른 여러말들 중에서 가장 큰 충격은 바로 친구의 노트를 찢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는 가정 혹은 설령 저런일이 실제 있다고 해도 극히 소수일 것이라고 믿고 싶다.왜냐 저 말은 새로운 교육제도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에도 교육 정책이 오락가락했고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것도 아마 우리때부터인가 우리윗선배부터인가 일 것이다.

 

 고등학교 들어가자 마자 절대평가로 바뀐 환경은 뼈져리게 느낄 수 있었다.언론에서는 내신부풀리기를 고발하는 내용들을 수없이 보도하고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 그런일이 일어났었다.우리학교는 뭔넘의 자존심(?)때문인지 1,2학년때는 제도바뀐거 파악못하고 계속 어렵게 냈다. 아무리 다른 학교들은 다 쉽게 낸다고 해도 안바뀌다가 3학년 들어서는 수시모집때 내신의 위력을 느꼈는지 많이 쉬워졌다. 그래서 지금 내 고등학교 성적을 보면 1,2학년 때와 3학년때의 성적이 확연히 차이난다. 3학년때는 그야말로 아름답다. 허나 전체석차는 변함이 없다. 이것이 바로 절대평가의 문제점이다.개나 소나 다 100점이다.수능보다 내신의 비중을 높이기위해 절대평가로 바꾸고 특차도 없애고 했지만 저런 내신이 과연 어느정도의 변별력을 갖고 있을까?

 이번에 다시 상대평가로 돌아가면서 학교시험은 어려워질 것이다. 쉬운 시험에 익숙해져있던 학생들이니 어렵게 바뀐 시험에 불만도 크고 심리적 스트레스도 늘겠지만...어려우면 같이 어렵고 쉬우면 같이 쉽다는 것도 생각해봤으면 한다.

 

 이번에 제도가 바뀐것도 개개인에게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89년생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제도가 바뀐 후에 진짜 뭐 같더라도 한 사람에게만 뭐 같은게 아니라 모두에게 개 같은 것이니...위의 저런식의 말들은 반감만 불러올 것이다.

 

 이번에 바뀐 제도..예전과 마찬가지로 학생과 교육부의 시각차이를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제도변화일것이다.교육부가 지향하는 것들..학생들이 느끼기엔 딴나라 소리였을 것이다. 내가 학생일 때 이해찬장관의 소리를 듣고 콧방귀를 꼈던 것처럼 지금의 89년생들도 똑같이 답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런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

 

 "친구의 노트를 찢는다"는 것은 우리세대들이 경험했던 것처럼 쉽게 출제하는 학교시험과 비슷한 제도의 맹점을 파고드는 나아~~쁜 행동이다. 또 저렇게 해서 과연 얻는게 무엇일까? 저런 말들을 보면서 교육이 바뀌어야 겠다는 생각을 더 깊이 했다.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대입에 관한 제도 말고 인성에 관한 것들이..

 

 사실 제도가 어떻게 바뀌던간에 실력이 있으면 다 뽑혀간다.다시 말하지만 어려우면 다같이 어렵고 쉬우면 다같이 쉽다. 단지 시험당일날 기분을 아주 사정없이 끌어내릴 수도 있지만...그래도 개인적인 생각에 노력한 사람이 노력한 댓가를 위해서는 쉬운 문제보다는 어려운 문제출제 쪽이 더 낫다. 또 제도가 바뀌면서 명문대학의 정원이 줄어들어 입학이 더 어려워지는 것도 아니다.

 교육부의 바로 코앞만 살피는 제도개혁에 울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저런식의 대응은 좀 아닌것 같다.

 

 우리 윗선배들까지만해도 내신 상관없이 2년놀고 2학년 겨울방학때부터 수능에 목숨걸고도 좋은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때 조금 바뀌었고, 이번엔 더욱 바뀌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솔직히 툭터놓고 말해서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진학을 위해서 요령이란 점점 사라지고 있다.그것이 이상적인 슈퍼맨을 양성하려는 게 아닌가 의문은 들지만 좋게 생각하자면 요령이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싶다.내신도 관리해야하고 수능도 무시할 수 없고.... 물론 예전에도 정해진 정원을 놓고 제도의 맹점을 파고드는 학생들끼리 경쟁을 했었겠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것은 제도가 조금씩 변화..아니 발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것이다. 

 

 최근에 한국에 갔다가 내가 나온 고등학교에 갔던 적이 있다. 내가 나온 고등학교는 설립이래 계속 명문이었고, 실제로도 우리지방 이곳저곳에는 우리학교출신선배님들이 자리잡고 계신다.그런데 그런 우리학교가 올해 처음으로 미달이었단다.미달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선생님들이 서둘러 샤바샤바해서 정원을 딱 채우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중에 미달막기 위해서 채워넣은 학생들의 수준은 그다지 높지는 않았을 거다. 설립이래 최초로 미달이 생길뻔한 사태...

 

 바로 현재의 교육제도 때문일 것이다.내신관리를 위해서 우리학교보다는 다른학교가서 혹은 심지어 실업계고교로 진학하여 내신을 관리하고 대학진학을 꿈꾸는....교육제도가 바뀔때마다 교육부는 언제나 비판받아왔다. 칭찬받은적이 있나? 허나 비판하면서 바뀐 새 제도의 맹점을 파고드는 우리의 행동들도 비판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p.s. 언제부턴가 시위하면 광화문...방법은 무조건 촛불시위로 굳어진 느낌입니다. 헌데 이런 것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것은 저뿐인가요?

p.s. 이번 교육제도에 관해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이 노트를 찢는다는 것이여서 이렇게 써봤습니다.저것이 진실이던 허구이던 저런식으로 비판하고 바뀌길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cdhage